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앱 UI 유사성 해프닝

민음사가 출시한 ‘세계문학전집’ 앱을 두고 UI 유사성 해프닝이 생겼습니다. 민음사는 최근 세계문학전집 500권의 정보를 모은 카탈로그 앱을 공개했습니다. 앱은 작품 소개, 작가·역자 정보, 장르·수상 이력, 키워드 검색, 나만의 책장, 완독 기록, 문장 기록 기능 등을 제공합니다. 민음사는 앱 소개에서 “읽고 싶은 책을 모으고, 마음에 남은 문장을 기록하며, 완독한 작품을 통해 나만의 독서 여정을 한눈에 돌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한 개발자가 자신이 제작한 앱과 민음사 앱, 알라딘의 ‘나도 서점 주인’ 화면 사이의 유사성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개발자는 책장에 책을 전시하는 방식, 책의 두께를 반영한 표현, 완독 버튼 등을 예로 들며 개인의 아이디어가 복제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부는 개인 개발자의 문제 제기에 공감했지만, 다른 쪽에서는 해당 표현이 특정 개인만의 고유한 발명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책을 책장에 꽂아 보여주는 방식은 디지털 독서 서비스에서 오래전부터 쓰인 스큐어모피즘 표현입니다. 스큐어모피즘은 현실 사물의 형태와 질감을 디지털 인터페이스에 옮겨 사용자가 기능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디자인 방식입니다. 2010년 전후 애플 iBooks의 나무 책장형 UI도 대표적인 사례로 자주 언급됩니다.

또한 민음사 앱의 책장 표현은 단순히 책을 모아두는 기능을 넘어 전집을 하나씩 채워가는 경험을 시각화합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상징하는 색 정체성을 이용해 비어 있는 영역과 색이 채워진 영역을 대비시킵니다. 여기에 완독한 책에 색을 표시해 사용자가 ‘세계문학전집을 정복해가는 감각’을 느끼게 합니다. 이는 UX 관점에서 독서 기록과 수집 욕구를 결합한 설계에 가깝습니다.

이번 논란은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질문은 남습니다. UI의 표절은 어디서부터 성립하는가. 만약 책을 책장에 꽂고, 책등을 보여주고, 읽은 책을 표시하는 수준의 유사성까지 표절로 본다면 디지털 제품이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의 폭은 크게 좁아집니다. 책 앱이 책장 은유를 쓰고, 음악 앱이 앨범 커버를 나열하고, 캘린더 앱이 달력 형태를 빌리는 일까지 모두 제한될 수 있습니다.

UI는 기능, 관습, 은유가 겹쳐 만들어집니다. 특히 책장, 지도, 카드, 폴더처럼 현실 세계에서 온 인터페이스는 이미 업계 전반에서 공유되는 표현법에 가깝습니다. 이런 표현법 자체를 강하게 권리화하면 오히려 개인 개발자에게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애플,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이 먼저 만든 인터페이스 문법을 넓게 독점하게 되면, 작은 팀이나 개인 개발자가 만들 수 있는 선택지는 더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유사성을 주장한 사자의 풀밭 스크린샷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앱 스크린샷
나도 서점 주인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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