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프로덕트로 무슨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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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후 잠김

치열해지는 레드오션

AI는 정보 처리 속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사용자가 직접 해야 했던 많은 중간 과정이 자동화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상당수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검색하고 비교하고 정리하는 과정 자체가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과거에는 중간 과정의 마찰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경쟁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차이가 빠르게 평준화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마찰을 줄이는 것보다, 사용자가 서비스를 통해 어떤 결과를 얻는지가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원하는 결과를 얼마나 크게 만들어 주는지가 핵심 경쟁력이 됩니다.

그 말은 경쟁이 더 치열해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기술 격차를 바탕으로 낙후된 시장에 약간의 개선만 더해도 큰 효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기본 경험 수준이 이미 높아졌습니다. 비슷한 수준의 개선으로는 눈에 띄는 차이를 만들기 어렵고, 훨씬 큰 비용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격차는 단순히 개발 인력을 늘리거나 테스트 양을 늘린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경쟁은 더 이상 프로덕트 기능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운영 시스템, 공급자 네트워크, 브랜드 신뢰, 사용자 습관까지 함께 경쟁해야 합니다.

기술이 만든 새로운 기회

그렇다면 남는 기회는 어디에 있을까요. 지금 새로운 회사가 배민보다 10배 더 만족스러운 소프트웨어를 만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이미 성숙한 시장의 규칙 안에서 경쟁하기보다, 새로운 기술이 이전에는 없던 가치를 어디서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가장 유력한 영역 중 하나는 개인화입니다. 많은 서비스가 개인화를 이야기하지만, 그중에서도 개인화했을 때 실제 가치가 크게 커지는 시장이 중요합니다. 법률, 의료, 금융, 교육이 대표적입니다. 문제를 해결했을 때 사용자가 얻는 효용이 크고, 사람마다 필요한 답도 크게 다릅니다.

이런 영역에서는 같은 질문처럼 보여도 사람마다 필요한 해답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원하는 결과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설계가 중요해집니다.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많습니다. 우리는 익숙해져서 못 느낄 뿐, 불편은 여전히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정보는 넘치는데 결정은 어렵고, 연결은 많아졌는데 외로움은 줄지 않았습니다. 생산성 툴은 많아졌지만 집중은 더 어려워졌고, 학습 콘텐츠는 넘치지만 꾸준히 성장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앞으로 디자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미 보이는 불편을 조금 다듬는 수준을 넘어,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익숙한 불편을 다시 발견하고 해결하는 일입니다.

그 관점에서 보면 아직 디자이너와 프로덕트 팀이 풀어야 할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AI가 경쟁을 치열하게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동시에 더 큰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넓혀주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박종민
프리랜서에서 유니콘급 스타트업 헤드 오브 디자인까지. 18년 넘게 브랜드와 프로덕트를 디자인하며 임팩트를 만들어 왔습니다. 현재는 디자인 나침반 CEO이자 편집장으로서 비즈니스 임팩트를 내는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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