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디자인 스튜디오 유니버설 페이버릿이 위생 브랜드 ‘FOHM’을 ‘세인트리(Saintly)’로 리브랜딩했습니다. 이름부터 톤앤매너, 제품 디자인, 시각 정체성까지 모두 재구성한 프로젝트로 기존 위생용품이 가진 기능적인 이미지를 걷어내고 젊고 창의적인 감성으로 다가갔습니다.
유니버설 페이버릿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리 오즈덴은 “단순히 ‘더 나은 닦음’이라는 기능적 메시지를 넘어서 청결함이 주는 자신감과 상쾌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합니다. 이에 따라 브랜드는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과 언어를 모티프로 삼아 ‘신성한 개입(divine intervention)’이라는 콘셉트를 전개했습니다.
브랜드 스토리의 중심에는 ‘헤븐리 프레시(Heavenly Fresh)’라는 전략이 자리합니다. 이탈리아어로 ‘신선함’을 의미하며 르네상스 예술 기법이기도 한 ‘프레스코(fresco)’에서 영감을 받은 이 전략은 언어와 시각 요소에 유려하게 반영돼 있습니다.
브랜드의 주력 제품인 ‘디바인 디스펜서’는 도리스 데브와 협업해 제작된 벽걸이형 클렌징 폼 디스펜서로 부드럽고 둥근 곡선이 돋보이는 현대적인 형태입니다.
컬러 팔레트는 황금빛 노란색과 따뜻한 카키를 중심으로 구성돼 차가운 흰색과 파란색이 주를 이루는 기존 위생 시장의 관행에서 벗어납니다. 브랜드의 복사본 및 웹디자인 전반에 이러한 색상이 활용되며 유쾌하고 품격 있는 화장실 경험을 제안합니다.
마르고 르베크 스튜디오의 로미(Romie) 서체는 르네상스 시대의 석재 조각에서 영감을 받은 서예적 요소가 특징입니다. 로고와 헤드라인에는 커스터마이징된 형태의 ‘S’ 문자가 쓰였는데, 이는 이모지로 쓰이는 ‘똥’ 모양과 유사한 조형을 지녀 유머를 더합니다. 브랜드 디테일에는 그릴리 타입의 프레수라 모노가 사용돼 현대적인 균형을 유지합니다.
브랜드의 미학을 완성하는 마지막 요소는 오리지널 프레스코화 ‘재생의 호수(The Lake of Revitalisation)’입니다. 이 작품은 자연과 꽃의 요소와 함께 엉덩이 모양의 조형물과 화장지 조각상 같은 익살스러운 디테일이 혼합돼 있습니다.
이처럼 세인트리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시각적 경험과 감성적 메시지를 통해 ‘화장실 위생’이라는 일상적인 주제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하며 위생용품 시장의 기존 관념을 전면적으로 뒤흔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