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독립선언문을 가린 미국 250주년 여권

미국 정부가 독립 25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판 여권 디자인을 공개했습니다. 국무부는 이 여권이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특별판이며, 기존 차세대 여권과 같은 보안 기능을 유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발급은 2026년 7월 6일부터 워싱턴 D.C.의 워싱턴 여권국에서 시작되며, 온라인 신청·우편 신청·해외 공관 신청자는 받을 수 없습니다.

논란이 된 것은 여권 안쪽 디자인입니다. 공개된 이미지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상이 독립선언문 텍스트 위에 크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맞은편 페이지에는 존 트럼불의 1818년 작품으로 알려진 독립선언 장면이 들어가고, 하단에는 ‘United States of America 250’ 문구가 더해졌습니다. 백악관은 이를 “애국자 여권”으로 소개했습니다.

여권은 개인의 소유물이지만 동시에 국가의 신뢰를 증명하는 공적 문서입니다. 그런데 이번 디자인은 국가의 출발점인 독립선언문 위에 현직 대통령의 이미지를 겹쳐 놓았습니다. 국가의 이상과 헌정의 상징이 한 인물의 초상 뒤로 밀려난 셈입니다.

미국 독립 250주년이라는 기념일은 원래 특정 대통령이 아니라 국가의 역사와 시민 전체를 기념하는 행사입니다. 하지만 이번 여권은 그 상징의 중심을 국가에서 개인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그래서 이 디자인은 단순한 애국적 장식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적 기념일을 개인 브랜딩의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로이터도 앞서 이번 여권을 트럼프의 초상과 이름을 공공 자산에 결합하는 흐름의 또 다른 사례로 설명했습니다.

워싱턴 여권국에서 발급되는 표준 크기 기념 여권은 약 4만 부가 준비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기본 여권 수수료는 일반 여권과 동일합니다. 다만 긴급 예약으로 워싱턴 여권국을 방문하거나, 지정된 특별 접수 행사에 신청해야 받을 수 있습니다.

더 보기 및 출처

디자인 나침반 뉴스레터

최신 아티클

최신 아카데미

디자인 나침반 뉴스레터

Design for Bus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