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때문에 디자이너 다 망했나?

AI가 사람처럼 그림을 그리고 영상을 만듭니다. 수십 명이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들어야 했던 디자인을 클릭 몇 번으로 단숨에 만듭니다. 날이 갈수록 품질도 빠르게 좋아지고 있죠.

세상에 존재하는 것을 해체하고 조합해 이전에 없던 새로운 효과를 만드는 ‘창의’의 영역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심지어 자신이 계속 디자인을 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하는 분들도 있죠. AI는 디자이너를 대체하는 새로운 산업 혁명일까요?

신기술과 산업

카메라, 컴퓨터, 포토샵, 피그마…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기술이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고 기존 산업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죠. 반짝하고 사라지는 신기술도 많았습니다. 기술이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이전에는 만들 수 없었던 고유한 가치를 만들고 시장이 형성되어 오랫동안 유지되어야 했죠. 비트코인이나 AI도 거래가 이뤄지는 돈이 도는 거대한 시장은 형성되었습니다. 그럼 앞으로 모바일 혁명처럼 세상을 움직이는 산업이 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모든 인간의 창작 활동을 뺏어갈까요? 저는 아직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AI의 한계

사람처럼 글을 쓰는 놀라운 경험이 공개된 이후로 이미지를 만들고 영상도 만듭니다. 기계가 따라 하기 어려웠던 인간의 행동을 모사하면서 ‘놀라움’을 보여주고 있죠. 하지만 저는 묘하게 특정 임계를 넘지 못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적인 결과물을 향해 미친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무언가가 결여됐다는 느낌도 들죠.

디자인에서 고유한 매력을 만드는 것은 중요한 가치입니다. 희소함은 가치에 큰 영향을 끼치죠. 하지만 지금의 AI는 ‘희소한 표현’보다는 ‘어색하지 않은 표현’을 향해 성장하고 있습니다. 대량으로 이미지가 생산되어 가치가 낮아지고 ‘AI스러운 이미지로’ 빠르게 소비되고 있죠. 아직 AI는 대량의 정보에서 안전한 평균을 찾아낼 수 있지만 지금까지 없던 한발 앞선 불완전함을 제시하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람을 위한 디자인

고유한 매력을 지닌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가능성 중 가장 가치 있는 하나를 고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가치가 있을까요? 저는 당연히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위한 것을 원하고 찾고 선택하는 것은 그 어떠한 기술도 대체할 수 없는 사람만의 것입니다. 이것을 잃어버린다면 우리는 이미 지배를 받는 상태라 봐야겠죠. 디자이너는 지금까지 그러했듯이 ‘사람을 위한 더 나음’을 추구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의 임무는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고 따분한 세상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과 같은 AI라는 도구를 잘 활용해서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면서 풍성한 표현을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과학적인 의미의 ‘인간’을 위한 디자인보다 사회적인 의미의 ‘사람’을 위한 디자인을 향해 인간의 의도와 판단을 소중히 지켜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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