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위급재난 문자: 디자이너가 분석한 최악의 긴급 경보 경험

5월 31일 아침 6시 41분, 서울 지역의 모든 스마트폰이 시끄럽게 울렸습니다. 서울특별시가 위급재난 문자를 보냈습니다. 대피할 준비를 하고 어린이와 노약자를 우선 대피하게 도우라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네이버 홈은 접속 불가 상태였고 구글에서 검색해도 관련 내용은 없었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어떤 상황인지 파악할 수 있었고 오전 7시 3분이 되자 행정안전부가 다시 위급재난문자를 보냈고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가 오발송이라 알렸습니다.

👁️ 디자이너의 눈

비판이 거셉니다. 이번 경보는 심각한 결함이었습니다. 북한에서 발사체를 발사할 것이라는 경고가 있었고 문자를 보내기 10분 전 남쪽방향으로 발사했기 때문에 경보를 울렸습니다. 그렇게 긴급한 상황의 문자인데 가장 중요한 내용은 빠졌습니다. 오히려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습니다.

사용자 중심 사고와 정확한 글쓰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 사건입니다. 만약 맥락과 상황에 따라 더 낫게 표현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긴급한 상황에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르고 명확한 행동입니다. 정말 급할 때는 여러 이야기를 하기보다 행동부터 요청해야 합니다. 자동차가 급습하는데 ‘자동차가 너한테 가니까 피해!’ 보다는 ‘피해!’가 더 빠릅니다.

하지만 이번 경보는 ‘대피’가 아니라 ‘대피 준비’ 였습니다. 만약 바로 대피를 해야할 정도의 위급함이였다면 대피라는 행동을 최대한 빠르게 말하는 것이 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조차도 10분 늦었습니다.) 왜 대피를 준비하는지 어떻게 준비를 해야하는지 수많은 의문이 생기는 문장이었습니다.

여기에 대한 대안이나 답을 찾을 방법도 없었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네이버 홈은 먹통이 되었고 구글 검색에서는 10시간 전 기사만 나옵니다. 유튜브의 지상파 3사를 둘러보아도 별다른 내용이 없었습니다. 간신히 트위터의 급상승 키워드로 무슨 상황인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문자 예시
문자 예시
문자 예시
문자 예시

📕 에디터 노트

마치 시끄러운 소리와 새빨간 글자로 모든 알림을 알려주는 최악의 사용성을 가진 앱을 사용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애매한 행동 요청, 알 수 없는 이유, 정보 찾을 대안 없음이 결합되어 혼란만 증폭되었습니다. 심지어 어딘가에서 웅얼거리며 울려퍼지는 방송은 불안감을 크게 증폭시켰습니다.

믿음에 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때 라인이 제대로 작동했을 때의 마음이 지금 트위터로 정보를 확인했을 때와 같은 마음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과거 일어났던 잊히지 않는 가슴 아픈 사고도 떠올랐습니다. 과연 앞으로 이런 국가 기관의 소통을 믿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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