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가 20여년 만에 브랜드의 시각 정체성을 새로고침했습니다. 전기화를 목표로 하는 ‘황소자리의 심장을 향하여(Direzione Cor Tauri)’라는 지속 가능성을 위한 탈탄소화 전략을 반영하기 위한 변화입니다. 용감하면서 예측 불가능한 진짜의 느낌을 담는 람보르기니의 DNA를 유지하면서 2020년 후반에는 순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1960년대부터 사용한 황소의 전체적인 실루엣은 유지하면서 미니멀한 표현으로 바뀌었습니다. 두께가 완전히 없어지진 않고 살짝 튀어나온 것처럼 표현됐습니다. 반짝거리는 빛 표현이 줄었고 황소를 묘사하는 음영이 단순해졌습니다. 흑백을 기본 색으로 삼았고 강조색으로 금색과 노란색을 사용합니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황소가 방패 바깥으로 뛰쳐나옵니다. 워드마크와 함께 쓰일 때는 방패 속에 있지만 디지털 터치 포인트에서는 황소만 단독으로 쓰입니다.
자동차의 라인과 각도에서 영감을 얻은 전용 서체 ‘Automobili Lamborghini’도 제작했습니다. 키가 큰 산세리프 입니다. 몇몇 글자의 위아래 획 끝을 독특하게 잘라 강한 자존심과 속도감이 느껴집니다. 곡선은 정원이나 타원보다 둥근 직사각형에 가깝게 표현됐습니다. Lamborghini Centro Stile과 협력해 아이콘 세트도 개발했습니다. 웹과 앱에서 쓰인 육각형 버튼과 아이콘이 인상적입니다. 새로운 서체와 아이콘은 회사의 모든 공식 채널에 사용될 예정이며 추후 자동차에도 적용될 예정입니다.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 앞으로의 변화에 적응하는 모습입니다. 누구나 기억하는 금빛 황소를 잘 살린 것 같습니다. 다만 이미 여러 자동차 회사가 빠르게 전기화를 진행한 시점에 변화가 늦었다는 인상도 드네요. 이러한 생각과 강해진 음영 대비를 보니 황소가 약간 우울해보이기도 합니다.
차량에 쓰인 개성적인 합자 스타일의 필기체도 바뀔지 궁금합니다. 람보르기니의 차량 디자인은 기하학적인 형태가 많아 날카롭고 명확한 느낌이 강한데 자유로운 느낌이 드는 워드마크가 앞으로도 포인트가 되어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