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 골든 시럽 리브랜딩: 유산을 버린 현대화의 결과

라일(Lyle)이 변경한 골든 시럽(Golden Syrup)의 새로운 디자인이 큰 논란이었습니다. 골든 시럽은 초현실적인 일러스트레이션과 아름다운 빅토리아 스타일의 장식으로 지난 150여년 동안 영국 사람들의 큰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l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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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3년에 디자인된 로고는 가장 오랫동안 바뀌지 않은 포장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을 가졌습니다.

창립자 라일은 독실한 신자로서 종교에서 영감을 얻어 포장을 디자인했습니다. 골든 시럽에는 여러 구약 성서의 이야기 중 삼손의 ‘사자와 벌’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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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손이 길에서 만난 사자를 맨손으로 죽이고 며칠 뒤 돌아왔을 때 사자 시체 속에 벌집이 만들어진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결혼식 자리에서 사람들에게 “먹는 자에게서 먹을 것이 나오고 강한 자에게서 단 것이 나왔다”라는 수수께끼를 냈습니다. 포장에는 죽은 사자와 벌이 그려진 그림과 수수께끼 문구가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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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포장 디자인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것 같은 사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정면을 쳐다봅니다. 벌은 사자의 머리 핀처럼 사자 주변에 단 한 마리만 떠다닙니다. 찻잔 같은 느낌의 캔틴은 플라스틱 시럽 통으로 바뀌었고 전반적인 느낌은 마치 맥주병 같은 인상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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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적으로 바뀐 현대적인 디자인은 소비자와 교회 모두를 화나게 했습니다. 소비자는 독창적이고 역사가 깊은 디자인이 그저 그런 평범한 디자인이 되어버린 데 큰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교회는 기독교의 유명한 일화를 바탕으로한 브랜드가 뿌리를 가벼이 여긴다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여러 논란 끝에 결국 수석 부사장은 공개적으로 이번 사태에 관해 사과했습니다.

브랜드를 세련되게 현대화 하지 못 하고 유산을 지키지도 못 하면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언제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자신의 뿌리에 관한 생각이 흔들리면 모든 표현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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