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네덜란드 디자이너 헤라르트 윙어르는 도로 표지판을 위한 글꼴 ANWB를 만들고, 평생을 글꼴 디자인에 바친 인물입니다. 그의 책 『당신이 읽는 동안』에서는 글꼴 디자인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과 통찰을 엿볼 수 있습니다.
책은 글꼴 디자인이 겪어온 굵직한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짚어주며, 세리프와 산세리프 중 어떤 글꼴이 더 읽기 쉬운지, 표준화된 글꼴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 혹은 개성을 담는 것이 더 효과적인지와 같은 흥미로운 질문들을 던집니다. 이에 대한 저자의 고민과 견해도 함께 담겨 있어, 독자로 하여금 글꼴이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경험’을 만드는 도구임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읽다 보면 글꼴 디자인이 현대의 인터페이스 디자인과 닮아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문자’에서 ‘GUI’로 매체는 바뀌었지만, 정보를 더 잘 전달하고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려는 디자인의 본질은 그대로입니다. 이 책은 글꼴이라는 작은 요소를 통해, 디자인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에 대해 다시금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