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함에 대해 생각합니다. 디자이너에게 완벽이란 어긋남 없는 자연스러운 상태를 뜻할 것입니다. 완벽을 추구하는 디자인에서 장인 정신은 빼놓을 수 없죠. 장인은 자신이 사랑하는 일의 한계까지 도전해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합니다. 끊임없이 도전해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보이는 그 순간, 지금까지 누구도 보지 못했던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 냅니다. 모든 장인에게 자신만의 ‘완벽’이 있을 것입니다. 완벽이란 무엇일까요?
IT 스타트업계에서 ‘완벽’이라는 단어는 금기입니다. 완벽함보다 빠른 실행이 중요하다는 구호는 누구나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스타트업은 대부분 실패하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크게 성공할 방법을 선택합니다. 더 많이 시도하기 위해 무엇을 하든 작고 빠르게 움직이죠. 전 세계 여러 스타트업이 이런 방식으로 좋은 성공 사례를 만들었고 한국에서도 표준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다만 효율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대충 만드는 것과 같은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스타트업에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데 시간과 돈은 언제나 부족하기 때문에 한계에 직면합니다. 한계 상황에서는 높은 기준의 완벽한 경험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적당히 지나가고 싶은 유혹이 생깁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이 정도로 된 거 아니야?’라고. ‘이 정도’는 어느 정도일까요? 회사가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마음을 훔쳐야 합니다. 그 정도로 고객의 마음을 훔칠 수 있을까요? 스스로 매일 물어봅니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내가 온전히 제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완벽을 추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상황이더라도 내가 책임을 지고 기여하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할 것입니다. 다른 이유로 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무언가 잘못된 상황일 것입니다.
모든 결과물에는 만드는 사람의 생각과 마음이 담긴다 생각합니다. 고객에게 요구받는 것만 제공하는 것을 넘어 고객이 생각지도 못했던 멋진 경험을 전하는 것. 높은 기준으로 내가 기여할 수 있는 영역에서 최고를 만들어 내는 것만이 우리 디자이너가 더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방향일 것입니다.
저도 완벽이나 완벽에 가까운 디자인은 무엇일까 생각하곤 합니다. 완벽은 무한과도 같이 표현하기 힘든 개념이지만 글에서 써주신 것처럼 제한된 상황 속 최선, 동시대의 최고, 최적화된 사용성, 완벽하고자 하는 시도는 존재하는 것으로 보여요. 그렇기에 하드웨어, 시간, 공간, 비용의 제약을 뛰어넘어 감동을 주는 디자인이 어쩌면 완벽하다는 ‘인상’을 얻게 되는것 같습니다.
인간 또한 정의할 수 없는 완벽함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불완전함 속에서 멋진 다양성을 가지도록 설계된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의 마음에 초점을 맞추어 감동을 준다면 그것이 완벽에 가까운 디자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한끝’이라는 단어도 생각나네요. 디자인의 부가가치는 기존의 것에서 개량하고 붙이고 혹은 덜어내는 방식으로 전달됩니다. 그 한 끝의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1을 무한히 더하면 무한이 되듯이 한끝을 무한히 더하다보면 완벽이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기술의 한계를 시험하는 날카로움을, 때로는 최대한 모든 사람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누그러짐을 주는 완급조절이 중요하겠습니다. 결국 모든 답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앗 ‘한끝’이 아니라 ‘한 끗’이 맞습니다 정정합니다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