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사용량은 성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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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을 줄이는 하네스

요즘 자신의 성과로 토큰을 얼마나 소비했는지 몇 개의 에이전트를 연결했는지를 과시하는 분위기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일의 가치는 투입한 비용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일을 잘 하는 것은 문제를 가장 적은 비용으로 해결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흐름은 전략이 불분명한 채로 정부 지원금으로 인턴을 열 명 뽑는 것처럼, ‘할 수 있으니까 한다’는 논리로 일을 위한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미래에 창출될 가치가 충분히 크다면 지금의 환경을 설정하는 비용은 감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비용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계속 커진다면 그건 경계해야 할 신호입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개발 영역에서는 동물을 제어할 떄 쓰는 도구인 ‘하네스(harness)’라는 이름으로 AI를 활용할 때 생기는 낭비와 오류를 줄이고 있습니다. 디자인에서도 비슷한 흐름으로 AI 비용을 줄이면서 더 좋은 결과를 얻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AI 디자인 제어

product design

프로덕트 디자인에서는 디자인 시스템을 하네스로 활용합니다. 피그마의 기존 시스템과 연결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편적인 페이지 패턴을 설계하는 일이 한결 쉬워졌습니다. 변수가 많지 않은 단순한 패턴일수록 그 효과가 두드러집니다. 프로토타입 생성도 쉬워져, 조건에 따라 파생되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일일이 챙기지 않아도 되게 됐습니다.

덕분에 프로덕트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 경험 영역은 기존 패턴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사용자 경험에 관한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일이 필요한데, 단순한 스크린샷이 아니라 복잡한 정보를 다뤄야 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결과물이 혼란스러워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간결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아직 한계가 있습니다.

brand design

브랜드 디자인에서는 레퍼런스 이미지를 하네스로 활용합니다. 브랜드 전체를 규칙에 기반해 한 번에 만드는 방식보다는, 개별 요소를 낱개로 생성하는 방식입니다. 참조할 수 있는 완성 이미지나 재료 이미지를 조합해 결과물을 제어합니다.

덕분에 브랜드의 시각 정체성이 적용된 사진과 일러스트, 영상의 품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사진, 일러스트, 영상은 묘사가 살짝 어긋나도 크게 티가 나지 않습니다. 요소가 많기 때문입니다. 반면 워드마크나 심볼은 조금만 틀어져도 어색함이 커집니다. 요소가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불필요한 요소가 추가됐을 때 이를 제거하려 하면 사이드 이펙트가 생기고, 이미지 생성 모델 특유의 스타일로 수렴되면서 사진이나 영상보다 훨씬 강한 스타일감이 느껴지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브랜드 정체성이 오히려 약해지는 역효과가 나타납니다.

AI가 사람보다 비싸지는 지점

이미지다 보니 토큰 소모도 매우 빠릅니다. 복합적인 정보를 학습할 때 비용 많이 들고, 정교하게 다듬을 때도 비용 많이 듦. 규칙을 이해하는 데도 비용이 들고 문제를 더 복잡하게 푸는 경향. 결국 미묘한 차이까지 조정해서 완성하려 할수록 들어가는 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합니다.

결과물의 미시적인 차이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영역, 변수가 있어도 결과에 영향을 덜 끼치는 영역에서 AI는 잘 작동합니다. 다층적인 영역을 융합하는 것은 아직 먼 일처럼 보입니다. 한 브랜드의 총체적인 인상을 한 번에 관리하거나, 프로덕트의 전체 플로우를 일관되게 다루는 것은 한참 남은 이야기입니다. AI가 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닙니다. 너무 비싸기 때문에 못 하는 영역이 슬슬 보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Jongmin Park
From freelancer to head of design at a unicorn startup, I've been creating impact through brand and product design for over 18 years. Currently, as CEO and editor-in-chief of Design Compass, I research design that drives business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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