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제조부터 디지털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통합 인증 체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1st 유럽 싱크탱크와 다다 프로젝트가 공개한 ‘메이드 인 유럽’ 청사진은 공급망 불안정과 디지털 플랫폼 종속이 커지는 상황에서 유럽 경제가 선택해야 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핵심은 신뢰입니다. 단순한 원산지 표기에서 벗어나 생산 과정과 지속 가능성 정보를 투명하게 연결하는 디지털 패스포트를 기반으로 한 신뢰 인증 체계가 목표입니다.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큰 수출권역이며 높은 산업 표준과 제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별 규제가 중첩되며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제조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중국과 미국 중심의 디지털 의존도는 높아졌습니다. 글로벌 산업 생산에서 중국이 3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며 유럽은 품질 중심 경쟁력이 중요해진 상황입니다. 디지털 분야에서는 세계 상위 열 개 플랫폼 중 유럽 기업이 없다는 점이 취약성을 보여줍니다. 데이터 관리부터 인공지능 인프라까지 외부에 의존하는 구조는 경제와 민주주의 모두에 부담이 됩니다.
메이드 인 유럽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통합 전략입니다. 유럽의 산업 기반과 디지털 규제를 연결해 책임 있는 생산과 신뢰 기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내구성 투명성 안전 공정 기반이라는 네 가지 기준을 충족한 제품과 서비스에 인증을 부여합니다. 모든 인증은 디지털 패스포트로 연결돼 생산지와 공급망 정보 지속 가능성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규제가 아닌 경쟁력의 원천으로 신뢰를 재정의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유럽은 산업 사슬 전반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제조업 종사자 3천만 명과 2백20만 개 기업이 활동하며 산업 매출은 9조 유로에 이릅니다. 여기에 지속 가능한 디자인 청정 에너지 첨단 기술 보건 문화 산업 농업 등 여섯 개 분야를 미래 전략 산업으로 지정했습니다. 물리 산업 기반이 탄탄한 유럽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메이드 인 유럽 체계는 기존 CE 마크와 CSRD GDPR 같은 규제 프레임워크를 통합해 단일 신뢰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인증과 검증은 유럽위원회와 회원국 기관이 공동으로 담당하며 모든 데이터는 유럽 단일 등록 시스템에 연결됩니다. 자금은 EU 혁신 기금과 공공 민간 파트너십을 통해 마련하고 공공 조달 정책을 활용해 수요 기반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번 청사진은 경제 전략을 넘어 유럽의 정체성과 가치를 재정의하는 프로젝트로 제시됐습니다. 신뢰를 중심에 둔 지역 산업의 회복력과 책임 있는 혁신이 글로벌 경쟁 속에서 유럽의 새로운 우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