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의 CEO 파벨 두로프가 ‘범죄 방치’ 혐의로 프랑스에서 체포되었습니다. 텔레그램은 보안이 강력하지만, 범죄 용도로 쓰여 큰 비판을 받는 메신저입니다. 러시아 출신 니콜라이, 파벨 두로프 형제가 2013년 출시한 서비스로 초기에는 주로 암호화폐 커뮤니티로 사용되었습니다. 이후 러시아의 반정부 채널 폐쇄 요구, 이란의 평화적 시위대 채널 차단 요구를 거부하고 개인 정보를 철저하게 보호한 사례가 알려지며 크게 성장했습니다. 현재는 전 세계 9억 명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지난 24일 러시아 출신 프랑스 시민권자 드로프는 미성년자 성착취물 소지, 배포, 마약 밀매, 조직범죄 공모 등 12가지 혐의로 예비 기소됐습니다. 프랑스 수사당국은 500만유로(약 74억)의 보석금을 받는 조건으로 석방했지만 출국 금지 상태에서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에 드로프는 텔레그램에 600단어의 성명을 올렸습니다. 플랫폼에서 일어난 일에 관해 기업이 아닌 개인을 체포한 것에 관한 비판하면서도 텔레그램이 빠르게 성장하며 성장통이 있다며 문제를 인정했습니다. 텔레그램은 완벽하지 않으며 무정부적 낙원을 뜻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범죄자의 오용을 막는다며 여러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먼저 스토킹이나 딜러 위치 확인 용도로 쓰였던 ‘근처 사람들’ 기능을 삭제합니다. 대신 합법적으로 인증받은 업체만 보여주는 ‘주변 기업들(Businesses Nearby)’기능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익명으로 운영하는 블로그인 ‘텔레그래프’ 기능도 비활성화했습니다.
FAQ에 “비공개 채팅은 보호되며 우리는 이와 관련된 요청을 처리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했고 대신 “모든 텔레그램 앱에는 ‘신고’ 버튼이 있어 몇 번만 탭하면 관리자에게 불법 콘텐츠를 신고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추가되었습니다.
텔레그램의 채널은 최대 20만 명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관리자만 메세지를 보낼 수 있고 한 번에 2기가 바이트가 넘는 미디어를 업로드할 수 있기 때문에 메시지가 빠르게 전파됩니다. 이후 추가된 ‘수퍼그룹’ 기능은 채팅방을 삭제할 경우 모든 사용자에게서도 내용이 삭제되어 추적하기도 어렵죠.
뉴욕 타임즈는 4개월간 1만 6000개 이상의 텔레그램 채널과 320만개가 넘는 메시지를 분석했고 수없이 많은 마약, 불법 무기, 금융 계좌 거래를 발견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한겨례의 취재 결과 사진을 업로드하면 AI를 이용해 나체를 만들어주는 유료 서비스를 발견했습니다. 심지어 지역, 학교별로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공유하는 방까지 따로 존재하며 참여자는 수십만 명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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