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팔월드(Palworld)가 화제입니다. 닌텐도의 ‘포켓몬스터’와 ‘젤다’라는 유명한 게임 프랜차이즈를 표절했다는 비판과 동시에 프랜차이즈가 제공하지 못했던 독특한 컨셉으로 새롭고 매력적인 경험을 제공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팔월드는 일본의 게임 개발사 Pocketpair가 제작한 오픈월드 게임입니다. 1월 19일 스팀 얼리 억세스 출시 후 3일 만에 500만개 이상을 판매했습니다. 이는 상당한 금액을 투자해 제작하는 대규모 AAA급 게임에 버금가는 판매량입니다.
팔월드의 ‘팔(Pal)’은 ‘펜팔’의 ‘팔’로 익숙한 친구라는 의미로 쓰이는 단어입니다. 주인공은 ‘팔’이 살고 있는 신비로운 섬을 탐험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일반적인 생존 게임처럼 ‘배고픔’과 ‘온도’를 조절해서 환경에 적응합니다. 나무와 돌에서 필요한 재료를 수집하면 팔을 잡을 수 있는 볼을 만들 수 있습니다. 구조물을 건설하면 팔을 배치할 수 있고 근처에 자원이 있으면 알아서 수확하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건물을 만들면 팔들이 모여들어 돕습니다. 돌도끼부터 창, 석궁, 돌격 소총까지 기술 수준을 높이면서 발전합니다.
일반적인 생존 게임 같지만 밝은 판타지 세상의 이면의 모습입니다. 플레이어는 전투 중에 팔을 앞에 내세워 총알 받이로 쓸 수 있습니다. 몬스터를 자동화된 공장의 노동자로 사용하거나 필요하면 도축(!)할 수도 있습니다.
닌텐도 프랜차이즈가 기존 경험을 반복 생산하면서 제공하지 못했던 자유도가 담겼습니다. 그동안 억눌렸던 포켓몬스터 충성 고객들에게 해방감 같은 경험을 제공했기에 큰 성공을 거둔 것 같습니다.
다만 표절 논란은 피해갈 수 없습니다. 등반과 활공 ‘야생의 숨결’, 생산 자동화 ‘팩토리오’, 생물 관리는 ‘포켓몬’ 등 성공한 게임의 여러 요소를 차용했습니다. 더 나은 경험을 위해 좋은 기능을 차용하는 것은 인정하는 분위기이지만 게임의 핵심 요소인 ‘몬스터 디자인’에서 큰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누가 보아도 포켓몬스터와 똑같죠.
고객이 현재 갖고 있는 불만이나 아쉬움을 정확히 공략해 만들어 낸 성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어디까지가 배움이고 어디까지가 절도인지 판단하는 것은 언제나 어렵습니다.
게임이나 서비스는 사용자 편의나 즐거움을 위한 요소를 서로 차용하면서 성장했습니다. 얼핏 외관만 다른 같은 게임처럼 느껴질 때도 있죠. 하지만 그 안에서 차이를 만드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핵심 요소를 제시했습니다. 그래서 게임 전체가 표절했다는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다만 팔월드는 핵심 요소인 ‘몬스터’가 노골적으로 똑같습니다. 과연 닌텐도가 이걸 가만히 지켜볼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