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a, 자발적으로 데이터를 바치는 앱

OpenAI의 Sora 앱은 텍스트 프롬프트나 이미지만으로 사실적인 영상과 오디오를 동시에 생성할 수 있는 AI 기반 동영상 제작 플랫폼입니다. 2025년 9월, OpenAI는 새롭게 향상된 모델인 Sora 2를 공개하면서, 이 모델을 탑재한 독립형 iOS 앱 “Sora”도 동시에 발표했습니다.

사용자는 자신이나 친구의 얼굴과 목소리를 AI가 만든 영상 속에 자연스럽게 삽입하는 ‘카메오’ 기능을 활용해 창의적인 영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제작된 영상은 리믹스하거나 다양한 스타일로 변환할 수 있고, 소셜 피드에서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창작과 소비 밸런스, 안전한 콘텐츠 운영을 강조하며 초대 기반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디자인: C

(C)OpenAI

OpenAI의 소라(Sora) 앱 구름 캐릭터는 이름의 어원인 일본어 ‘하늘(空, Sora)’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습니다. 이는 무한하고 창의적인 잠재력을 상징하며, 사용자가 텍스트 프롬프트로 상상한 장면을 실제 영상으로 변환할 때 드러나는 ‘경계 없는 창조’를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변화무쌍하면서도 늘 아름다운 하늘의 이미지가 이 개념을 설득력 있게 뒷받침합니다.

(C)OpenAI

다만, ‘일본어에서 비롯된 이름’이라는 점이 OpenAI의 글로벌 정체성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다소 모호합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측면에서도 기존 OpenAI의 시각 언어와는 상당히 다른 방향을 취하고 있습니다. 로고는 ChatGPT의 외곽선 형태를 연상시키면서도, 하늘을 상징하는 구름 모티프와 함께 틱톡이나 게임 문화에서 볼 법한 반짝이는 눈이 더해져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카와이한 감성과 게임 속 캐릭터 같은 장난스러움이 느껴지지만, 기존 OpenAI 서비스와의 시각적 연속성은 약합니다.

영상에는 틱톡 초창기 워터마크처럼 구름 캐릭터가 삽입되어 있으며, 장면 속에서 위치가 계속 바뀌어 사용자가 직접 제어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결과물에 일종의 시그니처이자 개성 있는 흔적을 남깁니다.

(C)OpenAI

결과적으로 Sora의 구름 캐릭터는 친근하고 유쾌한 인상을 주지만, OpenAI라는 브랜드의 일관된 정체성이나 철학이 얼마나 녹아 있는지는 불분명합니다.

프로덕트 디자인: B

(C)OpenAI

이 앱의 핵심은 AI 영상 제작과 공유입니다. 그동안 오픈AI의 생성형 미디어는 챗GPT를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나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소라(Sora)를 기반으로 영상이 직접 확산될 수 있는 플랫폼 자체를 구축하려는 시도입니다.

이 앱에서는 숏폼 영상을 손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인터페이스는 기존 숏폼 서비스와 거의 동일해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피드에서 콘텐츠를 감상하고 가운데의 플러스 아이콘을 눌러 영상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숏폼 영상 탐색과 업로드 경험에 프롬프트 기반의 영상 생성 과정을 자연스럽게 결합한 점이 특징입니다. 다른 사용자가 만든 영상을 변형하거나 재구성하기 쉽게 설계되어 있어, 창작과 재해석이 자유롭게 이루어집니다.

이 앱의 가장 주목할 만한 기능 중 하나는 ‘카메오(Cameo)’입니다. 사용자가 자신의 얼굴과 음성을 담은 짧은 영상이나 녹음을 업로드하면, 이를 학습한 AI가 이후 생성되는 영상 속에 사용자를 등장시킵니다. 실제로 샘 올트먼의 얼굴로 만들어진 밈 영상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C)OpenAI

다만 카메오 기능은 사용자의 동의와 인증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언제든 자신의 AI 버전이 포함된 영상을 삭제하거나 접근 권한을 철회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치적 맥락이나 부적절한 발언이 포함된 콘텐츠에 자신의 AI 버전이 등장하지 않도록 제한 설정도 가능합니다.

(C)OpenAI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이러한 제어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이용자는 세세한 설정보다는 단순한 재미를 위해 앱을 사용합니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될지 완전히 예측하거나 통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총평: B

Sora는 AI가 생성한 영상을 중심으로 구성된 일종의 숏폼 SNS입니다. 숏폼 프로덕트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편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원합니다. 영상의 출처나 진정성은 큰 관심사가 아닐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재미’와 ‘시간을 채워주는 것’입니다.

인터넷 초창기에도 가짜 뉴스나 허위 정보가 문제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검증을 위한 나름의 생태계가 형성되었습니다. AI 생태계의 허위 정보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개선이 될 것입니다.

부족한 사용 동기

다만, 내가 만든 영상을 굳이 다른 사람에게 공유해야 할 이유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습니다. 기존 숏폼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방송 미디어의 논리를 따릅니다. 즉, 다수가 소비할 만한 재미있는 콘텐츠가 알고리즘을 통해 확산되는 구조입니다. 최근 유튜브에서 등장한 AI 생성 캐릭터 영상들이 이런 숏폼 생태계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플랫폼의 성공은 ‘제작 편의성’보다 ‘규모’와 ‘네트워크 효과’에 달려 있습니다. 결국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거대 플랫폼에 밀릴 가능성이 큽니다. 이 시장은 나눠 갖는 구조가 아니라 승자 독식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출시한 이유

그렇다면 오픈AI는 왜 이런 도전을 할까요? 단순히 플랫폼 1위를 노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의 목표는 ‘데이터’에 있습니다.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를 찍어 올리고, 다른 사용자가 그것을 리믹스하며 수정하는 구조는 오픈AI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데이터 생태계입니다.

AI의 성능은 결국 얼마나 다양하고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그렇기에 오픈AI는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데이터를 생성하고 공유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데이터 확보 전략

저작권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문제 제기가 커지고 있지만, AI 산업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멈추게 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정책과 제도는 점차 다듬어지겠지만, 당분간 AI의 질주는 계속될 것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AI 기업들이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직접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만들어 나설 것입니다. AI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 점점 쉬워지면서, 새로운 스타트업이 등장하기보다 기존 AI 기업이 직접 시장을 장악하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박종민
프리랜서에서 유니콘급 스타트업 헤드 오브 디자인까지. 18년 넘게 브랜드와 프로덕트를 디자인하며 임팩트를 만들어 왔습니다. 현재는 디자인 나침반 CEO이자 편집장으로서 비즈니스 임팩트를 내는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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