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이 고급 필기구 브랜드의 명성을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하며 e잉크 기반 디지털 노트 ‘디지털 페이퍼(Digital Paper)’를 선보였습니다. 이번 제품은 미국 현지 기준 905달러라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직후부터 ‘럭셔리 전자노트’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본체는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되었으며, 한쪽에는 자석으로 부착되고 무선 충전이 가능한 가죽 펜 바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함께 제공되는 스타일러스 펜은 몽블랑의 대표작인 ‘마이스터스튁’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으며, 필기 시 종이 질감을 구현하는 교체 가능한 펜촉 세 가지를 지원합니다.
기술 사양은 비교적 간결합니다. 흑백 e잉크 디스플레이와 3740mAh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4000단계 이상의 필압을 인식합니다. 와이파이 연결을 통해 필기 내용은 몽블랑의 전용 앱으로 자동 동기화되며, 앱에서는 필기 인식 텍스트 변환 및 보안 암호화 설정도 지원합니다. PDF 파일 주석 기능이나 ePub 기반 전자책 필기 기능도 포함되어 있으며, 미니멀한 인터페이스 덕분에 사용자는 필기 자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디지털 필기 기기들이 대개 기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몽블랑만의 장인정신과 감성을 바탕으로 사용 경험을 고급스럽게 설계한 것이 특징입니다. 고급 가죽 커버는 고급 수첩처럼 자석으로 여닫을 수 있으며, 손에 쥐었을 때 느껴지는 무게감과 균형 역시 아날로그 필기 도구를 연상케 합니다.
이번 디지털 페이퍼는 AKQA와의 협업으로 개발되었으며, 몽블랑이 과거 삼성과 함께 출시한 스타일러스 제품군과 증강 종이(Augmented Paper) 라인업을 잇는 새로운 디지털 필기 도전으로 해석됩니다. 가격은 높은 편이나 고급 책상 위에 놓였을 때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디자인과 소재, 사용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필기 경험으로 인해 기존 e잉크 시장과는다른 소비층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한편 경쟁 제품인 리마커블(reMarkable)이나 부크스(BOOX), 빅미(Bigme) 등의 e잉크 기기들이 다양한 기능과 컬러 디스플레이를 앞세워 실용성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몽블랑은 기능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