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 혹은 혁신, 카카오톡 앱 디자인 톺아보기

카카오톡의 대규모 개편이 이용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은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사실상 SNS에 가까운 구조로 변했습니다. 메신저의 프로필을 꾸미기 위해 만든 콘텐츠가 이제는 타인에게 보여지는 피드 형태로 전환되면서 사용자 경험이 근본적으로 달라졌습니다.

전 국민이 사용하는 플랫폼인 만큼 사용자들은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하지만 이번 개편은 조정 수준이 아니라 앱 전체의 경험과 방향성을 뒤흔드는 수준입니다. 광고 지면 확대와 숏폼 콘텐츠 강화를 중심으로 한 이번 변화는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이 사용자 경험을 압도한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사법 리스크에 이어 서비스 성장에도 제동이 걸렸으며, AI 기반 기술 전환을 강조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청사진은 여전히 불분명합니다. 다양한 영역에 진출했지만 뱅크, 페이, 모빌리티 외에는 대부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새로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결국 카카오톡이라는 가장 강력한 자산에 직접 손을 대기 시작한 셈입니다. 그러나 이번 변화는 그 규모와 방향 모두에서 사용자에게 큰 충격을 안기고 있습니다. 과연 카카오는 어떤 전략과 디자인을 통해 이번 개편을 단행했을까요.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새롭게 바뀐 카카오톡의 디자인과 그 이면에 담긴 전략을 면밀히 살펴봅니다.

홈 피드

새로운 레이아웃은 X, 스레드와 유사합니다. 인스타그램보다 이미지 영역이 적고 콘텐츠를 구분하기 위해 여백을 많이 사용합니다. 텍스트 위주의 SNS에서 콘텐츠를 구분하고 숨 쉴 공간을 주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레이아웃인데 이미지 위주로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프로필 사진과는 아직 자연스럽게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C)카카오
  1. 배너 광고는 상단으로 이동했습니다. 사용자의 친구 목록과 맥락이 분리되는 위치입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전 버전과 유사합니다.
  2. 친구 프로필 크기가 커졌고 노출되는 개수가 7개 정도에서 5개로 줄었습니다. 중간에도 광고가 노출됩니다. 노출되는 친구 개수가 줄고 광고의 크기가 커졌습니다.
  3. 피드 영역입니다. 프로필 이미지가 왼쪽 상단에 배치되고 같은 라시간과 더 보기 버튼이 배치됐습니다. 더 보기를 누르면 ‘친구 숨기기’와 ‘신고하기’가 있습니다. 전체 시선의 흐름에서 벗어난 영역에 있지만 독립된 위치에 있어 시선이 끌리는 편입니다. 네비게이션 바의 더 보기와 중복되어 미세한 인지 마찰이 있습니다.
  4. 반응은 여타 SNS 서비스처럼 하단에 배치됐습니다. 반응은 좋아요, 댓글, 저장을 제공합니다.

피드 추천 및 광고

(C)카카오
(C)카카오
  1. 카카오의 커머스 핵심인 선물하기를 위한 요소가 주요 영역에 노출됩니다. 친구 목록의 첫 번째는 생일 친구로 고정됐습니다. 피드의 중간에는 생일인 친구 목록을 카드로 노출하며 선물하기로 유도합니다.
  2. 카카오 콘텐츠의 새로운 동력인 숏폼은 피드의 중간에 가로 캐로셀로 노출됩니다. 알고리즘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조회 수가 많은 숏폼을 노출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3. 광고는 목록에서 무작위 순서로 노출됩니다. 콘텐츠와 비슷한 모양으로 이미지와 영상을 지원합니다. 행동 유도는 회색 버튼으로 본문 아래에 배치되며 반응 영역에는 공유 버튼도 노출됩니다.
    광고 크기는 3가지 타입으로 추측됩니다. A는 약 45%, B는 약 55%, C는 약 75% 공간을 차지합니다.

프로필

(C)카카오
  1. 배경에 프로필 이미지가 크게 깔립니다. 기존 카카오톡 프로필과 유사한 인상입니다. 행동 요소는 하단에 모으고 보는 요소는 상단에 배치할 수 있게 하려는 전략으로 추측됩니다.
  2.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그리드 구조입니다. 숏폼 영상은 콘텐츠의 우측 상단에 아이콘으로 표시합니다.

지금

(C)카카오
(C)카카오
  1. 숏폼과 오픈채팅이 ‘지금’이라는 탭에 합쳐졌습니다. 새로운 콘텐츠를 발견하게 하는 숏폼이 기본 탭이며, 목적을 가지고 들어올 수 밖에 없는 오픈채팅은 2번째 탭으로 배치됐습니다.
  2. 숏폼을 스크롤하면 상단 메뉴와 버튼이 사라집니다. 오픈채팅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하단 네비게이션 바의 지금 탭을 다시 눌러야합니다.
  3. 숏폼은 일반적인 숏폼 영상 서비스와 유사한 형태입니다. 스크롤할 때마다 영상이 바뀌며 중간 중간 테마별로 4개의 영상을 묶은 추천 목록이 뜹니다. 광고는 하단에 행동 유도 배너가 노출됩니다.

몰락 혹은 혁신의 기로에 선 카카오

메신저 서비스의 성장

카카오톡이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서비스는 크게 메타와 위챗이 있습니다.

메타는 왓츠앱과 페이스북 메신저를 메타 생태계의 일부로 통합하면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자사의 강력한 플랫폼 위에서 메신저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메신저 자체의 큰 변화 없이도 전체 구조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위챗은 자체 서비스 외에도 미니 프로그램이라는 ‘앱인앱’을 통해 타사의 다양한 기능까지 흡수하며 사실상 하나의 모바일 OS로 자리 잡았습니다. 사용자들은 위챗 안에서 쇼핑하고 결제하며 예약까지 해결합니다. 이처럼 필수적인 서비스가 되어 높은 수익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반면 카카오는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페이지, 카카오TV 등 자체 플랫폼을 통해 확장을 시도했으나, 대부분 오픈된 생태계로 발전하지 못하고 사업을 종료하거나 축소해야 했습니다. 직접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해 일시적으로 성과를 거둔 사례도 있었지만, 무분별한 확장이라는 비판과 함께 전략적인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더 이상 수가 없는 카카오톡

현재 카카오톡은 국내 시장에서는 이미 포화 상태로, 사용자 수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태입니다. 결국 국내 시장 내 영향력을 강화하려면, 기능을 단순히 추가하는 차원이 아닌 근본적인 전략 변화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카카오톡은 여전히 폐쇄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오픈된 콘텐츠 생태계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점차 사용자 경험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최근 콘텐츠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시도가 숏폼 콘텐츠 강화입니다.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사용자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와 프로필 이미지 등이 화면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노출되도록 구성했습니다. 사용자가 소비하는 콘텐츠의 양과 종류를 늘리고, 그 사이사이에 광고 지면을 배치해 수익화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입니다.

간과된 사용자 경험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사용자 경험을 희생하고 광고 중심의 사업 구조 최적화에 치우친 인상을 줍니다. 카카오톡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활 플랫폼이 되었지만, 바로 그 지점이 방심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언제나 산업의 변화는 약해진 고리가 생길 때, 새로운 플레이어가 그 틈을 파고들며 시작됩니다.

앞으로의 변화는 바로 여기에 달려 있습니다. 카카오는 진정으로 개방된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누군가는 과연 카카오가 놓치고 있는 지점을 정확히 찌르며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을까요. 카카오톡의 다음 시대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에 달려 있습니다.

박종민
프리랜서에서 유니콘급 스타트업 헤드 오브 디자인까지. 18년 넘게 브랜드와 프로덕트를 디자인하며 임팩트를 만들어 왔습니다. 현재는 디자인 나침반 CEO이자 편집장으로서 비즈니스 임팩트를 내는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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