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이제 쿠팡과 네이버, 양강 구도로 명확히 재편되었습니다.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프로덕트 전략이 진화하고 있으며, 유통과 기술, 글로벌 전략 등 모든 영역에서 정면 승부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쿠팡은 강력한 풀필먼트 인프라를 기반으로 럭셔리 분야까지 진출하며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고, 네이버는 외부 파트너들과의 연합을 통해 유통을 확장하는 한편, AI 추천 기술과 방대한 데이터를 무기로 삼고 있습니다.
두 기업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확장을 시도 중입니다. 이 글에서는 쿠팡과 네이버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떻게 커머스 프로덕트를 전개해 나가고 있는지 짚어봅니다.
쿠팡

쿠세권 100%

2025년 쿠팡은 국내 유통 시장에서 ‘쿠세권 100%’ 달성을 핵심 목표로 내세우며 공격적인 물류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쿠세권’은 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뜻하는 용어로, 쿠팡은 전국 어디서나 로켓배송이 가능하도록 풀필먼트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광주첨단, 대구달성, 천안 등 주요 거점에 AI와 로봇 자동화 기반의 물류센터를 구축해 배송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특히 광주센터는 온도·습도 자동 조절 시스템을 도입해 신선식품과 건강식품, 생필품 등의 안정적 유통을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첨단 물류 인프라는 쿠팡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하며, 쿠팡은 이를 기반으로 중소상공인 제품부터 자체 브랜드(PB) 상품, 해외직구 상품까지 폭넓은 유통망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AI 기반 수요 예측과 배송 동선 최적화 기술을 결합해 운영 효율성을 크게 높였고, 이는 영업이익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럭셔리 쇼핑

2025년 쿠팡의 럭셔리 쇼핑 전략은 ‘알럭스(R.LUX)’라는 럭셔리 뷰티 및 패션 전문 서비스와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Farfetch)’와의 협업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알럭스는 로켓배송과 럭셔리(Luxury)를 결합한 서비스로, 빠른 배송과 엄선된 명품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며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UX) 부문에서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파페치와의 협업으로 돌체앤가바나, 페라가모 등 1400여 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국내 인기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함께 선보이고, 쿠팡 와우 멤버십 고객에게는 고객 맞춤형 1:1 상담 서비스와 엄격한 정품 관리 시스템으로 고급 쇼핑 경험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저가 이미지라는 과제를 안고 있으나 명품 시장 진입을 통해 객단가를 높이고 영업이익률 개선을 꾀하며, 명품과 프리미엄 뷰티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중입니다.
쿠팡 글로벌 전략
대만

2025년 쿠팡은 대만에서 로켓배송의 확장에 집중하며 당일 및 익일 배송 체계를 주요 도시에 구축했습니다. 물류센터와 배송 캠프를 신베이, 타오위안, 타이중, 가오슝 등으로 확장하고, 직고용 배송인력 ‘쿠팡프렌즈’를 통해 배송 품질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AI 기반 자동화 시스템과 제3물류센터 설립이 추진 중이며, 투자액도 3000억 원 이상 추가 집행해 연간 투자 규모를 상향했습니다.
실적 면에서는 2025년 2분기 대만 사업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54% 성장하고, 고객 수 역시 40% 증가하며 2년 반 만에 9배 뛰었습니다. 와우 멤버십 혜택을 강화해 상품 수량·가격 제한 없이 무료배송을 제공하며, 기존 대만 이커머스보다 빠른 배송으로 소비자 충성도를 획득했습니다. 이처럼 물류 인프라·배송 혁신·멤버십 확장 전략이 대만 시장 내 점유율과 로켓배송 브랜드 가치를 크게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일본

쿠팡은 2025년 1월 일본 시장에 ‘로켓나우(RocketNow)’라는 음식 배달 서비스로 재진출했습니다. 기존 퀵커머스(즉시배송) 시도와 달리, 이번엔 대규모 물류투자 대신 라이더 중심의 배달앱 전략을 선택해 도쿄 미나토구 등 주요 지역 시범운영 후, 서비스 지역을 도쿄 전역과 간토권까지 빠르게 확대했습니다. 진출 6개월 만에 서비스 지역이 3곳에서 10곳 이상으로 늘었고, 현지 채용 및 인프라 확대가 본격화되며 업계 내 존재감을 높였습니다.
일본 배달앱 시장은 우버이츠와 데마에칸이 이미 압도적 점유율을 가진 성숙 시장이지만, 쿠팡은 빠른 배송과 무료배달 프로모션, 현지 맞춤 음식 카테고리 확장 등 차별화된 전략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아직 점유율과 실적 수치의 공개는 제한적이나, 2025년 상반기 동안 성장세와 인지도 확보에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일본 사업은 ‘로켓배송’ 대신 퀵딜리버리 모델로 자리 잡으려는 실험적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반쿠팡 연합군

2025년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의 독주 속에 네이버가 다방면의 연합 전략으로 반격에 나서며 격돌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단독 경쟁 대신 업계 강자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반(反) 쿠팡 연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받은 제휴는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넷플릭스입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넷플릭스 요금제를 결합해 콘텐츠 기반 사용자 락인 효과를 노렸습니다. 이는 쿠팡이 확보하지 못한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입니다.
신선식품 분야에서는 컬리와 협력해 ‘컬리N마트’를 출시하고 새벽배송을 공동 운영하고 있습니다. 컬리의 물류 자회사인 컬리넥스트마일은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에 합류하여, 네이버 판매자의 물류를 지원합니다.
CJ대한통운과의 협력도 강화되었습니다. 기존 지분 교환 관계를 바탕으로, 물류 인프라와 배송 속도 경쟁력을 확보해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유통에서는 롯데 유통군과 협업해 네이버페이 연동, 오프라인 매장 연계 프로모션, 실시간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였습니다. 롯데마트, 롯데슈퍼 상품은 ‘지금배달’ 서비스로 네이버 앱에서 주문 가능합니다.
또한 우버 택시(Uber One)와의 제휴를 통해 모빌리티 멤버십 혜택을 확장하며, 쿠팡이 진출하지 못한 영역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AI 기반 초개인화

2025년 네이버 쇼핑은 AI 기반의 초개인화 전략으로 개인 맞춤형 쇼핑 경험을 혁신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라는 AI 쇼핑 앱을 출시해,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 ‘AiTEMS’를 활용해 사용자의 구매 이력, 행동 패턴, 취향 등을 정밀 분석해 맞춤형 상품, 혜택,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이로 인해 사용자는 단순 검색을 넘어 자신에게 최적화된 상품과 정보를 발견할 수 있게 되었으며, 판매자는 타겟 고객에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플러스 스토어는 AI 쇼핑 가이드 기능으로 이용자가 입력하지 않은 숨은 의도와 맥락까지 파악해 원하는 상품을 제안하며, 관련 후기, 블로그,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연계해 구매결정 지원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배송 시기 선택 기능을 제공해 ‘지금배송(1시간 내)’, ‘새벽배송’, ‘희망일 배송’ 등 고객 일정에 맞춘 옵션도 갖추고 있습니다.
숏폼 콘텐츠 연계

네이버의 2025년 ‘발견’ 탭은 탐색형 쇼핑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핵심 기능입니다. 고객이 특정 상품을 직접 검색하기보다, 앱 하단의 ‘발견’ 탭을 통해 최신 트렌드와 인기 상품을 30초 내외 숏폼 영상 콘텐츠로 즐기며 자연스럽게 상품을 발견하고 구매로 연결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이 ‘발견’ 탭은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에 별도 탭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무한 피드 형태로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과 연쇄적인 숏폼 콘텐츠가 스마트하게 큐레이션되어 사용자 체류 시간과 구매 전환율을 동시에 높이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AI 기반 초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적용해 사용자의 구매 이력, 행동 패턴, 이미지와 텍스트 분석을 통해 가장 적합한 콘텐츠와 상품을 맞춤 추천합니다.
기존 검색 중심 쇼핑에서 벗어나 ‘발견’ 탭 중심의 콘텐츠 기반 탐색이 쇼핑의 주류가 되고 있어, 이는 사용자에게 백화점에서 아이쇼핑하듯 자유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문화적 변화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네이버는 ‘발견’ 탭을 통해 중소 브랜드의 브랜드 스토리와 상품이 소비자에게 더 쉽게 노출될 수 있게 함으로써 작은 브랜드에게도 기회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글로벌 전략
유럽: 스페인 Wallapop 지분 인수

네이버는 스페인의 대표 중고거래 플랫폼인 Wallapop의 지분 70.5%를 인수하며 유럽 시장 확대에 나섰습니다. 투자금은 약 3억 7,700만 유로이며, 이를 통해 Wallapop의 최대 주주가 되었습니다. Wallapop은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네이버의 검색 기술과 AI 추천, 간편 결제 시스템 등을 도입해 현지 사용자에게 더욱 정교한 커머스 경험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북미: Poshmark 고도화 및 광고 기능 도입

2023년 네이버가 인수한 미국 패션 리셀 플랫폼 Poshmark도 본격적인 변화에 돌입했습니다. 최근에는 ‘Promoted Closet’ 기능을 도입해 판매자가 자신의 상품을 유료로 상단에 노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기능은 베타 테스트에서 판매량이 43%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네이버는 여기에 AI 추천 기술과 라이브 커머스 기능을 연동해 북미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기술과 데이터를 연결하는 글로벌 전략
Wallapop과 Poshmark를 통해 확보한 글로벌 사용자 데이터는 다시 네이버 자체 커머스 시스템의 추천 알고리즘과 개인화 서비스 개선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한국과 해외 플랫폼 간 기술과 데이터를 순환시키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팽팽한 2강 구도
쿠팡과 네이버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커머스 시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자사 물류망과 서비스 전반을 통합 운영하는 수직통합형 전략을 택해, ‘쿠세권 100%’를 목표로 전국에 AI 기반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하며 로켓배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네이버는 CJ대한통운, 컬리, 롯데 등과의 유통·물류 제휴를 통해 직접 물류 없이도 경쟁력 있는 배송 서비스를 운영합니다.
멤버십 전략에서도 쿠팡은 자체 생태계(배송, 콘텐츠, 할인)를 중심으로 와우 멤버십을 운영하는 반면, 네이버는 넷플릭스, 우버 등 외부 서비스와 연계해 혜택 범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전략 역시 차이가 뚜렷합니다. 쿠팡은 아시아 지역에 직접 진출하는 방식인 반면, 네이버는 미국의 Poshmark, 스페인의 Wallapop 등 현지 플랫폼을 인수해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고, AI 기술과 국내 서비스에 그 데이터를 활용시키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AI 활용 전략
커머스 시장에서 쿠팡과 네이버의 차이는 AI 활용 방식에서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쿠팡은 AI를 수요 예측과 재고 최적화에 집중해 풀필먼트 기반의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최근에는 고마진 럭셔리 카테고리로 확장해 기존 고객의 지출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반면 네이버는 검색·콘텐츠 기반 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추천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숏폼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연결해 사용자의 구매 탐색 경험 자체를 풍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데이터와 기술 중심의 소비자 경험 강화 전략으로, 국내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확장을 노리는 구조입니다.
파고들기 어려운 거인의 전쟁
거인들의 싸움이 점차 거세지고 있습니다. 쿠팡은 단단한 풀필먼트 인프라를 바탕으로 수익을 높이고 있고, 네이버는 데이터와 기술을 이용한 추천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한편 경쟁 프로덕트인 SSG.COM과 11번가 등 기존 플랫폼은 고전 중이며, 티몬은 오아시스로 인수되었고, 위메프는 파산했습니다. 한때 주목받았던 테무·알리익스프레스도 열기가 식은 모습입니다. 한국 커머스 프로덕트는 슈퍼앱화되고 있으며,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큽니다. 글로벌 시장에선 새로운 기술이나 모델이 등장해야 새로운 강자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