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쓴 글도 다시 보자

UI를 위한 시리즈를 드디어 다 썼습니다. 회사 업무에 개인 일까지 겹쳐 정신이 없던 시간이었네요. 나름 글 쓰는 습관이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정말 긴 시간이 들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란 항상 이런 것 같지만 계획했던 것들을 마치고 나니 뿌듯합니다. 다 쓰고 나니 왜 이런 글을 쓰고 있나 싶네요.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써야 하는데… 리고 막연하게 주말 내내 고민했던 것 같고요. 당연히 써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큰 이득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왠지 부끄럽지만 브런치에 올린 첫 글을 봤습니다. 정말 진지한 생각을 하고 있더군요. 디자인보다는 예술과 철학에 더 심취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세상을 인지하고 표현하는 것이라니 주제가 정말 대단했네요. 현학적이고 어려운 말들보단 지금 당장 먹고사는데 필요한 디자인에 대한 글을 쓰는기 낫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인 것 같습니다.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면 빈센트 갈로 영화나 리뷰하거나 바슐라르와 융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과정이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글은 내가 알고 있다고 착각한 것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게 도와주는 나침반 같았고요. 가능성을 남겨 추측하듯 쓰지 않고 스스로 확신이 드는 문장이 될 때까지 다듬고 다듬었고 심할 때는 한 문단을 다듬는데 일주일이 걸리기도 했었습니다. 내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개념의 조각을 모아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이리저리 조립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성장을 위해 기록은 필수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면 계획을 절대 세울 수 없다 생각했고요. 기록을 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한 문장씩 정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여러 주제에 대해서 나만의 문장을 짓다 보니 문장을 정의하기 위해 나에게 부족한 지식이 무엇인지도 명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부족한 분야를 파고들어 새로운 지식을 모으고, 지금까지 쌓았던 지식과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지식을 얻을 때의 쾌감. 이 모든 과정은 마치 모듈을 조립해 만드는 우주 정거장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주에 짓는 나만의 생각의 궁전!

일단 세상을 경험하고 표현하는 모든 행위가 즐거운 것 같습니다. 직접 만드는 것도 멋진 것을 해석하는 것도. 마이 리얼 트립에서 이런저런 도전적인 경험을 하는 것도 재밌고 이렇게 틈틈이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보는 것도 재밌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할지 모르겠지만 자신만의 생각의 궁전을 짓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수도 있겠네요. 이제 다음 계획을 세울 때인 것 같습니다. 🙂